김동식 회색인간 줄거리 명구절 (2017)

김동식 작가님의 회색인간은 오늘의 유머라는 공포게시판에서 큰 호응을 얻은 단편 소설을 엮어 출판한 책입니다. 작가님은 10년 동안 공장에서 노동하며 떠올렸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거의 매일 게시판에 올린 것인데요. 그렇게 써 내려간 글 총 300편 중 24편을 추려 묶은 글입니다. 한참을 곱씹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단편 소설들, 그중 명 구절 몇 가지를 뽑아보았습니다.

회색인간

회색인간 줄거리 및 결말

김동식 작가님의 회색인간의 이야기는 총 24개입니다. 제목을 살펴보면 회색인간, 무인도의 부자 노인, 낮인간 밤인간, 아웃팅, 신의소원, 손가락이 여섯 개인 신인류, 디지털 고려장, 소녀와 소년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운석의 주인, 보물은 쓸 줄 아는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 돈독 오른 예언가, 인간 재활용, 식인 빌딩, 사망 공동체, 어디까지 인간으로 볼 것인가, 흐르는 물이 되어, 영원히 늙지 않는 인간들, 공 박사의 좀비 바이러스, 협곡에서의 식인, 어린 왕자의 별, 444번 채널의 동굴인들, 지옥으로 간 사이비 교주, 스크루지의 뱀파이어 가게, 피노키오의 꿈 이렇게 있습니다.

너무 다 재밌고 신선한 내용이라 어느 이야기를 꼽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대표로 뽑힌 ‘회색인간’이라는 단편의 줄거리를 하나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하룻밤 사이 대도시에 사는 사람 만 명이 갑자기 사라집니다. 지저인들이라고 불리는 땅 속 사람들이 자기들의 세상으로 데려가 버린 것인데요. 그들은 만 명에게 땅 속 세계에 도시 하나만큼의 땅을 파면 무사히 지상으로 보내줄 것이라고 합니다. 땅을 파지 않고 반항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가차 없이 죽이기도 하며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데요. 결국 그들은 땅을 파고 진흙 빵이라는 것을 먹고 더 힘들고 배가 고팠지만 곡괭이 자루를 조금씩 뜯어먹고살면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회색인간’으로 변해가 버리고 맙니다.

그러던 어느 날 땅을 파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여자가 생겼는데요. 사람들은 이 여자에게 빵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소설을 쓰는 사람이 나타나고 이곳에서의 일들을 그림과 글로 쓰겠다고 하죠. 이렇게 변화되고 있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사명감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우리 중 누군가는 꼭 살아남아 이곳에 있었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 그렇게 마음을 바꾼 사람들 그 뒤로 사람들은 회색인간이 아니게 됩니다.

회색인간 명구절

  • 몇몇 사람들은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이곳의 이야기를 써내었다. 또 하루 종일 사람들을 외웠다. 자기 전에도 외우고 꿈속에서도 외웠다. 또한 그들은 사명감을 가졌다. 꼭 살아남아서, 우리들 중 누군가는 꼭 살아남아서 이곳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졌다.
  • 그들의 소식이 전해지고 가족들이 마중하러 온 항구로 향할 때, 노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모두가 들뜨고 기쁘고 환한 얼굴이었지만 노인의 얼굴만은 어두웠다. 눈을 질끈 감은 노인은 고백했다. ‘용서하게들, 사실 난 기업의 회장이 아니야. 그런 재산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네. 그날 그 자리에서 살고 싶어서 거짓말을 한 거야 미안하네..’
  • 통조림 몇 개 때문에 한 노인을 죽이려고 했을 때, 저희는 짐승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 노인을 살려주고 나니 그제야 저희는 사회 속에 사는 인간이 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살았습니다.
  • 가상현실 가족 도입 12년 차! 아직까지도 디지털 고려장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 왜 우리가 이렇게 반목해야 하는가! 우리는 원래 하나였다! 이제 우리를 갈라놓았던 그 어떤 원인도 남아 있지 않은데, 왜!
  • 하루에 굶어 죽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그 아이의 짝이 빌 게이츠인지 워런 버핏일지 누가 압니까?
  • 이제 목숨의 값이 평등해졌다. 돈 한 푼 없는 노숙자 한 명이 죽는 것으로 수백억 부자가 죽을지도 모르는 세상이었다. 어쩌면 상대적으로 가진 자들이 그러지 못한 자들보다 훨씬 더 떨었는지도 모른다.
  • 근래 들어 인해 죽은 사람들의 신체가 매우 건강하여 영원히 저승에서 노동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사망자 세 배 정책은 중단되었다.
  • 한 사람을 희생해서 모두를 살리는 게 정당합니까?
  • 저는 건강한 소나무가 되고 싶어요!
  • 나무들은 쑥쑥 자랐다. 마치 인간의 거짓말을 알고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