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기하의 첫 산문집인 ‘상관없는 거 아닌가?’는 삶을 살아는 인간으로서 느끼는 일상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담은 에세이로 장기하 특유의 감성이 담겨있기도 한 읽기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 의 줄거리와 명구절을 정리해 보았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 줄거리
나를 깊게 들여다보고 마음속에 있던 짐들을 덜 어내며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한 노력들을 담은 책.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가 낸 첫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 는 재밌이고 특이한 노래로 사랑받아온 그가 적은 에세이다 그가 지금까지 이 순간을 살아왔던 평범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대중의 인기를 누렸던 음악가로서 느끼는 일상에 대한 모든 것들을 솔직하고 재밌게 담아냈다고 할 수 있다.
잔잔한 일상의 기쁨과 슬픔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한 것 그리고 때론 그저 웃기고 재미없고 마음 깊이 공감할 다양한 이야기들이 장기하답게 풀어내진 듯하다. 또 상관없는 거 아닌가? 는 장기하 만의 노래가사 둘 처럼 눈길을 사로잡을 문장들이 많은데 순식간에 읽을 만큼 재미를 선사한다. 소탈하고 심심하지만 별것인 그의 노래처럼 책도 동일한 것 같다. 그의 색이 그대로 들어갔다. 별것 아니지만 별것 아닌 걸로 만드는 그 무언가를 장가만의 유쾌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재미이게 읽을 수 있는 킬링타임용으로 술술 읽히는 책이다. 강력추천!
상관없는 거 아닌가? 명구절
- 어쩌면 앞으로는 좀 더 똑똑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운이 좋으면 낭만을 만끽하며 한두 잔만 딱 마시고 집에 들어가 평온하게 잠드는 교양 있는 애주가가 될 수 있겠고
- 진정한 의미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능력이 절정에 잘했을 때 죽음을 맞이하면 멋진 마무리가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가 된다. 흙탕물의 흙이 점점 가라앉아 투명한 물이 드러난다. 그런데 그전과 달리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 순간 호흡이 멈춘다. 아, 그렇게 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나는 삶이란 늘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라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더 외로워질 것도 각오해야 한다. 오해하지 마시기 바란다. 자유 따위 좇아봤자 소용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글에서만도 여러 번 반복했지만 나는 자유의 지고를 가치로 여기는 사람이고, 따라서 응원하는 망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당신의 오늘 하루가 원하는 만큼 자유롭지 못했다고 해도, 바로 그 때문에 누렸던 무언가는 있을 것이다. 내가 하루 종일 막막함에 시달렸고 그래서 방금 밤 산책을 하며 씁쓸함을 느끼긴 했지만 어쨌건 오늘도 마음대로 사는 데 성공한 것처럼 말이다.
- 생각해 보면 후회만큼 쓸 몸 없는 것도 세상에 없다. 지나간 일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 봤자 그 일이 바뀔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물론 헛발질한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반성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럼으로써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반성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럼으로써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더 잘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행위를 우리는 후회보다는 성찰이라고 부른다. 후회는 그저 ‘아. 나 그러지 말걸!’이라고 되뇌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쓸모가 있을 리 없다.
- 혼자 달릴 때 외롭다는 느낌을 받은 기억은 딱히 없는데, 이상하게 막상 둘이 달리니 ‘외롭지 않아 좋군’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고기를 먹었을 때는 내 위가 음식물을 상대로 이종격투기 경기를 벌이는 듯하고, 채식을 했을 때는 위가 음식물과 커플 체조를 하는 느낌이다.
- 나는 기분만큼 믿을 만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기분이 어떤지를 잘 살피는 일이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생에서 좋은 기분보다 중요한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 “꼭 그렇진 않았지만 구름 위에 뜬 기분이었어. 나무 사이 그녀 눈동자 신비한 빛을 발하고 있네. 잎새 끝에 매달린 햇살 간지러운 바람에 흩어져. 뽀얀 우윳빛 숲속은 꿈꾸는 듯 아련했어” 산울림의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의 가사다. 산울림의 음악을 처음 제대로 감상했을 때 나는 스물한 살이었다.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니, 우리말 운율의 교과서가 여기 있는데 왜 아무도 이렇게 안 하는 거지?’ 뚜렷한 규칙성을 만드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운율을 만들 수 있다. 나는 우리가 말을 뱉는 순간 이미 운율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